책소개
일본 문학사상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는 ≪겐지 이야기≫
≪겐지 이야기≫는 헤이안 시대 중기 11세기 초 무라사키시키부에 의해서 창작된 장편소설로, 세이쇼나곤의 수필 ≪마쿠라노소시≫와 함께 헤이안 문학의 쌍벽을 이루는 작품이다. ≪겐지 이야기≫는 전체 54권으로 나뉘어 있으며, 세계 최고(最古), 최장(最長)의 고전소설이다. 치밀한 구성과 인간의 심리 묘사, 표현의 정교함과 미의식 등으로 일본문학사상 최고 걸작으로 평가된다.
≪겐지 이야기를 읽는 요령≫은 모노노아와레를 아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있는 책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거기에 따라 느끼는 것이 모노노아와레다. 예를 들어 굉장히 아름다운 벚꽃이 만발한 것을 보고 아름답게 여기는 것은 물건의 마음을 아는 것이다. 아름다운 꽃을 알아보고 정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이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모노노아와레다.”
≪마쿠라노소시≫가 ‘오카시(をかし)의 문학’이라면 ≪겐지 이야기≫는 ‘모노노아와레(もののあはれ)’의 문학이라고 일컬어진다. ≪겐지 이야기≫를 ‘모노노아와레’의 문학으로 정의 내린 사람은 에도(江戸) 시대의 국학자 모토오리 노리나가다. “≪겐지 이야기≫ 54첩은 ‘모노노아와레를 알다’라는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다”고 노리나가는 단정하며 ≪겐지 이야기≫를 모노노아와레를 알게 하기 위해서 창작된 것으로 파악한다. ≪겐지 이야기를 읽는 요령≫은 모노노아와레를 아는 것이 무엇인지를 ≪겐지 이야기≫를 통해서 설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모노노아와레(를 알다)’는 우리가 어떤 것을 접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 및 감수성을 가리킨다.
‘모노노아와레’ 설은 일본 사상사상 가장 중요한 유산
“모노노아와레 설은 일본 사상사상 가장 중요한 유산의 하나라고 칭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얻는다. 노리나가 이전에는 ≪겐지 이야기≫에 대해 호색의 음란 서적이라 하여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노리나가는 문학을 도덕과는 별도의 가치 기준을 갖는 독립된 영역으로 설정하고, 그때까지의 권선징악적 문학 비평에서 벗어나서 모노노아와레를 아는 것을 문학의 원리로 삼았다.
이것은 반윤리적이고 음란·퇴폐한 것이 주종을 이루는 일본 문학에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기 위해서 마련한 궁여지책일 수도 있으나, 인간의 마음이 이럴 때 이런 것이구나 하고 알게 하는 것이 문학의 본질이라고 파악한 노리나가의 식견은, 감수성을 풍부하게 하여 인간과 인생에 대한 이해를 질적·양적으로 확대해 주는 문학의 기능에 대한 중대한 발견이라 할 수 있다.
200자평
≪겐지 이야기≫는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적인 고전으로 모두 54권으로 이루어진 장편소설이다. ≪겐지 이야기를 읽는 요령≫은 ≪마쿠라노소시≫와 함께 쌍벽을 이루는 헤이안 시대의 대표 작품 ≪겐지 이야기≫를 ‘모노노아와레’설을 통해 분석한 책이다. 모토오리 노리나가의 모노노아와레’설은 기존의 권선징악적인 문학 비평에서 벗어나 문학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질적·양적으로 확대했다는 평과 함께 일본 사상사상 가장 중요한 유산으로 칭해진다.
지은이
모토오리 노리나가는 에도 후기의 국학자로 이세(伊勢) 지방 마쓰사카(松阪) 출신이다. 아버지는 에도에 점포를 가지고 있을 정도로 호상(豪商)이었으나 가운이 기울기 시작해 노리나가가 11세 때 병사했다. 가업을 이어받은 형마저 죽자,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의사가 되기로 결심해 1752년 교토(京都)로 상경한다. 오규 소라이(荻生徂徠, 1666∼1728)의 영향을 입은 호리 게이잔(堀景山, 1688∼1757)에게서 유학을, 무카와 고준(武川幸順) 등에게서 의학을 배운다. 그러던 중에 게이잔의 소개로 게이추(契沖, 1640∼1701)의 저술을 접하고 고전 연구에 눈뜬다. 1757년 마쓰사카에서 소아과 병원을 개업하고 1763년 가모노 마부치(賀茂眞淵, 1697∼1769)와의 만남을 계기로 국학에 입문하여 ≪고사기전(古事記傳)≫ 집필에 착수한다. 이 무렵부터 ≪겐지 이야기를 읽는 요령(紫文要領)≫, ≪이소노카미노사사메고토(石上私淑言)≫를 집필하는 등 활발한 저술 활동을 하기 시작해 1771년에는 복고사상(復古思想)의 총론이라 할 수 있는 ≪나오비노미타마(直毘靈)≫를 출판한다. 1786년에 간행된 ≪가카이카(呵刈葭)≫에 수록된 우에다 아키나리(上田秋成, 1734∼1809)와의 논쟁도 유명하다. 1798년 35년간 몰두한 ≪고사기전≫을 완성했다. 복고사상에 입각해 일본의 고대 정신을 규명하고자 평생을 바쳐 고전을 연구했던 사람으로, 그의 문하생은 전국에 걸쳐 500명에 달했다고 한다.
옮긴이
정순희는 1990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1992년 일본 문부과학성 초청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교토(京都) 대학 문학연구과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 겸임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전임강사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평가원 등에서 가르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연애의 기술≫, ≪일본인의 미의식과 정신≫, ≪번안과 창작≫, ≪의리와 인정≫ 등의 저·역서가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상권
작가에 대해
집필 경위에 대해
성립 시기에 대해
작가의 계보에 대해
무라사키시키부라는 이름에 대해
준거(準據)에 대해
제목에 대해
기타 사항
주석에 대해
주제에 대해(상)
하권
주제에 대해(하)
발문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여러 가지를, 눈으로 보는 것, 귀로 듣는 것, 몸에 닿는 것, 그 온갖 것을 마음으로 느끼고, 그 온갖 것의 본질을 마음속으로 이해하는 것, 이것이 일(事)의 마음을 아는 것이고, 물건(物)의 마음을 아는 것이고, 모노노아와레를 아는 것이다.